3.1절 100주년을 맞이하여 많은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는데, 3.1절하면 ‘상징’처럼 떠오르는 인물로 첫 손에 꼽히는 분이 아마도 유관순 열사이겠지요.
유관순 열사께서 서대문형무소에서 수감되었던 시기를 다룬 영화 “항거 : 유관순 이야기” 입니다.
작년말에 서대문형무소를 참관했었는데 영화 장면 장면에서 ‘아 저건 저기구나…’하며
낯설지만은 않은 장소들에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솔직히 영화로써의 항거는 매우 좋은 영화라는 느낌을 주진 못한 것 같습니다. 장면 전환이 반복적으로 어두워지며 장면전환하고… 장소도 서대문형무소와 천안, 일제시대 서울
일부 장면 뿐이며 영화소재와 특성상 웅장한 볼거리라던가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마치 영화 귀향을 볼 때의 느낌과 흡사하달까요…) 사실 볼거리에 치중한다면 오히려 그르치고 마는 영화가 되었겠지요. 또한 소재가 소재인 만큼 연출도 조심스럽고 어려운 사정들이 많았을테구요.
영화는 수감중인 암울한 당시를 흑백으로, 수감시절 기준으로 과거를 컬러로 표현하면서 중간 중간 수감생활과 만세운동 진행과정 장면을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내내 막막함과 슬픔, 다시는 이 나라가 불손한 무리들에게 넘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단순하면서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또한 고난을 대하는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을 보며 과연 나는 그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행동했을지 고민하게 해줍니다.
고아성 배우야 뭐 연기력이 잘 알려진 배우에다, 유관순 열사라면 저랬을 것 같다는 느낌도 잘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조역 배우들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줬었구요. (다만 일본인 역 배우들로 나온 분들은 연기력은 좋지만 ‘한국인이 일본어 연기를 한다’는 느낌을 여러번 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요.
영화가 끝나고 짧게 나마 제작자, 감독, 배우분들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워낙에 무거운
소재고 즐겁게 영화를 얘기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었지만 열심히 제작에 임했던 분들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가 3.1운동 100년, 임정 100년이라지요. 과거 100년을 거울삼고 교훈 삼아 미래 100년을 전진해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그 100년의 끝을 제가 볼 순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