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주연의 포드 v 페라리 4K UHD입니다.
요즘 어지간한 스틸북 타이틀은 예약전쟁으로 대혼란인데 이 작품은 유독 난리가 났었던 작품입니다.
핸드폰 강화유리도 잘 못붙이는 똥손이라 스파인은 저대로 놔둘거 같습니다. 😶
레이싱에 대해서 아는 게 없는 상태에서 감상을 해서 생소한게 제법 있더군요.
영화는 페라리를 인수를 진행하던 포드가 이용만 당하고 모욕적으로 인수실패를 당하자 콧대를 꺾겠다고 르망24에서 페라리를 꺾기 위해 캐롤 셸비(코브라 자동차로 유명한 그 셸비가 맞더군요)에게 의뢰를 하고 켄 마일스와 함께 차량을 개선하고 경영진의 압박과 방해를 딛고 레이싱에 참여한다는 내용입니다.
모든 걸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페라리와 포드시스템으로 일컬어지는 대량생산 체제의 포드. 보통 이런 경우는 페라리 쪽이 주인공이나 선역?이 되는데 영화에서 주인공은 포드 팀이네요. 단순히 미국만세나 영웅주의의 영화가 아니라고 강변하듯 승리하기 위해 물량공세와 자원을 퍼부어 대는 것도 좀 이채롭습니다. 거기다 이기기 위해서 스톱워치를 숨기거나 볼트를 흘려 상대 피트 크루들을 혼란에 빠지게 하는 반칙과 꼼수까지 서슴치 않는 장면에서는 미국의 현주소와 왠지 잘 어우러 진다는 느낌입니다.
레이싱 영화라 레이싱 장면에 기대가 갈 수 밖에 없는데 몰입감과 속도감에 배우들의 열연이 잘 녹아 들어 빠져들게됩니다. 특히나 성질머리 사나운 켄 마일스 역을 맡은 크리스찬 베일은 왜 크리스찬 베일인지 잘 보여줍니다. 체중조절을 심하게 한건지 삐쩍마르고 주름지고 푸석한 몰골(…)로 출연해서 본인이 영국출신임을 되새기게 하는 억양으로 실존인물을 투영한 듯한 연기를 보여주네요. 레이싱 영화의 경우 레이싱 외의 드라마 장면에서 늘어지거나 느슨해 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드라마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레이싱에서 폭발하듯 이어져서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극적 효과를 위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제법 있다고 하네요. 하긴 엔초 페라리는 F1을 위해서 자동차를 생산하던 이라고 들었던거 같은데… 그 외에도 갈등 구조나 주도적 역할을 위해 과장되거나 변경된 부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레오 비비 부사장과 그렇게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일부러 엿먹이진 않았다는 거 같고…(생글생글 웃으면서 엿먹이는 연기가 참 인상적이었는데요) 뭐 감동에는 영향은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포르쉐는 왜 안나오지? 했더니 그때까진 출전을 안했었나 봅니다. 검색해보니 19회 최다 우승이라는군요. 레이싱 출발전에 벽면에 드라이버들이 대기하다가 준비땅! 하면 일제히 자기 차로 뛰어드는 장면이 있더군요. 예전에 하던 방식으로 지금은 그런 방식을 안쓴다고 하는데…
엔초 페라리는 대체 생전에 얼마나 많은 적을 만든 걸까요? 트랙터나 만들던 회사라고 멸시해서 람보르기니가 만들어지게 하질 않나… 포드가 적개심을 가지게 해서 레이싱에 뛰어들게 하지 않나…
예전에 보았던 크리스 헴스워스, 다니엘 브륄 주연의 Rush 영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이쪽은 르망24고 그쪽은 F1이지만, 통제불능 영국인 드라이버라는 점도 공통점이고, 이유는 다르지만 빤짝했다는 것도 그렇고… 다만 Rush는 경쟁 속에서 생긴 존중과 우정이라면, 포드 v 페라리는 공통의 목적을 위해 의기투합한 캐롤 셸비와 켄 마일스의 신뢰와 우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