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블루레이입니다.
93년 영화이고 흥행 대박난 영화도 아니어서 커멘터리도 없고, 예고편 뿐인 부가영상이네요.
90년대에 비디오로 이 작품을 보고 느꼈던 막막함, 그리고 뭔가 자그마한 희망을 보았던게 기억이 납니다.
영화 가위손을 매우 인상깊게 보아서 주연배우였던 조니 뎁이 출연한 영화라고 해서 보게되었었죠. 거기에 “이 소년의 삶(This Boy’s Life)”에서 로버트 드 니로에게 반항하는 어린 소년으로 나왔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나와서 기대를 많이 하고 보았었네요.(그러고 보니 이 소년의 삶이나 길버트 그레이프나 93년 영화군요… 그땐 정말 어려보였었는데…)
두 배우야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명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여주인공역으로 나왔던 줄리엣 루이스의 행보가 안타깝습니다. 칼리포니아나 내추럴 본 킬러까지는 잘 나갔던거 같은데…(줄리엣 루이스를 처음 본 영화도 로버트 드 니로 나왔던 케이프 피어었네요.)
우리로 치면 깡촌에 해당하는 미 중서부의 작은 마을 Endora에서 살고 있는 길버트 그레이프는 아버지는 오래전에 자살하고, 어머니는 초고도비만이라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남동생은 발달장애라서 보살핌이 필요하고, 그나마 엄마역할을 하는 누나와 사춘기에 들어가는 여동생과 살며 대형 마트가 입점하여 영향을 받고 있는 동네 식품점에서 일하고, 목수 자질이 부족한 아버지가 지은 낡은 집에서 살며 가족들을 부양합니다.
미래도 불투명하고, 가족은 돌봐야 하고…그래선지 동네 보험사직원 부인과 1년째 불륜관계를 이어가며 살고 있습니다.
초고도비만인 어머니는 집에서 은둔하며 소파에 앉아 티비나 보면 먹기만 하고, 그 모습은 동네 구경거리로 전락한 상태이고, 발달장애인 남동생 어니는 걸핏하면 높은데 올라가려고 하고 떼쓰고 문제만 일으킵니다. 그래서 문득 문득 마을과 가족에게서 벗어나고픈 생각을 하곤 합니다.
때마침 캠핑카를 타고 할머니와 미국을 돌아다니는 베키를 보고 동경과 연심을 가지기도 하고요.
우여곡절 끝에 어니의 18번째 생일을 보내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1년 뒤 누나는 취업을 하고 여동생도 학교로 가고, 다시 찾아온 베키와 동생 어니를 데리고 마을을 떠나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너무 착하다고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악하다고 할 수도 없는 길버트를 연기한 조니 뎁의 우울함과 방황도 뛰어났지만, 뭐니뭐니 해도 발달장애를 가진 어니 그레이프를 연기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엄청난 연기력이 돋보입니다. (그의 침흘리는 연기는 이미 이때 완성이 되어 있었죠!)
혹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꽃미남 모습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겁니다.(그래도 생일 후 씻고 멀쩡히 옷을 입혀놓으니 외모가 저때에도 빛은 나더군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 올랐죠. 물론 수상은 레버넌트에 와서야….
길버트의 두 친구로 나왔던 배우들은 하나는 백 투 더 퓨처에서 조지 맥플라이를 연기했던 Crispin Glover 였고 한 명은 지금도 많은 활동을 하는 John C. Reilly 네요.
길버트의 불륜 상대로 나왔던 배우도 백 투 더 퓨처3에서 브라운 박사의 부인이 되는 역을 했던 Mary Steenburgen 배우였군요.
대형마트로 등장하는 Foodland는 실제로 존재하는 마트체인점이군요. (혹시 버거 반도??)
예고편 뿐인 부가영상에 90년대 영화라 1.85:1라서 화면은 꽉차게 나옵니다만, 야외장면은 괜찮은데 실내 세트 장면에서 자글자글함과 화질열화가 느껴지네요.
음향도 DTS-HD 포맷입니다만 애초 상영당시 dolby/Dolby SR이었고 장르도 드라마라…
조니 뎁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저 두 배우가 또 같은 영화에서 나올 수 있을지, 어떤 영화에서 보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